
중국발 과잉생산으로 침체에 빠진 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이 초읽기다. 애초 정부가 요구한 업계 전체 에틸렌 감축량 370만톤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약 343만톤 감축이 예상된다. 다만 나프타분해설비(NCC) 한 곳을 폐쇄하는 것으로 알려진 여천NCC가 내부적으로는 이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와 섣부른 예측이 어렵다.
18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화섬식품노조 여천NCC지회가 사용자쪽에 여천NCC 3공장 폐쇄 여부를 물은 결과 정해지지 않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주 초 여천NCC가 현재 가동 중단 상태인 3공장을 폐쇄해 에틸렌 생산량 47만톤을 줄일 것이라는 확정적인 보도가 이어졌지만, 내부에서는 아직 이를 검토 중인 단계로 보인다. 여천NCC는 산업통상부가 에틸렌 감축안 제출 마감으로 정한 19일 자구안을 정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여천NCC 공동주주 DL케미칼 “폐쇄” 한화솔루션은 “…”
여천NCC의 3공장 폐쇄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복잡한 지배구조 문제가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인다. 공동주주인 DL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은 여천NCC 운영에 따른 이익 분배에 종종 파열음을 내왔다. 여천NCC 설비를 활용한 에틸렌 수요가 크지 않은 DL케미칼은 이번 구조조정을 기회로 여천NCC에서 손을 떼고 에틸렌 공급처를 갈아타는 선택도 할 여지가 있다. 여천NCC 감축과 관련한 메시지가 DL케미칼쪽에서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올해 DL케미칼을 이끌다 여천NCC 신임 공동대표이사로 발령받은 김길수 공동대표는 140만톤 감산까지 언급했지만 한화솔루션쪽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여천NCC가 실제 3공장 폐쇄에 나서면 노사갈등이 불가피하다. 이미 여수산단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인적 구조조정이 뒤따를 게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미 여천NCC지회는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일방적인 감축을 비판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여천NCC가 NCC를 계속 가동하기로 한다면 감축량은 296만톤 수준이 된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시설을 통·폐합해 최대 110만톤을 감산할 계획이고, LG화학 공장 폐쇄로 120만톤을, SK지오센트릭 NCC 폐쇄로 66만톤을 더 줄일 수 있다. LG화학 1공장은 여수국가산업단지에, SK지오센트릭 NCC는 울산 석유화학단지에 있다.
에쓰오일 180만톤 에틸렌 생산시, 감축 효과 상쇄
정부와 업계가 구조조정에 주력하고 있는 반면 에쓰오일은 샤힌프로젝트 가동을 고집하고 있다. 샤힌프로젝트가 계획대로 가동되면 감축 대상인 에틸렌을 180만톤 생산하게 돼 기존 석유화학산업의 에틸렌 감축 시도가 일부 상쇄된다. 업계는 과잉생산이 지속돼 연간 4천400억원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석유화학산업 기업들이 자구안을 제출하면 걸맞은 지원을 하겠다는 기조에 변함이 없다. 산업전환을 위한 연구개발과 규제 완화, 금융·세제 지원에 나선다. 산업통상부는 이미 금융위원회와도 금융지원을 위한 협의를 마쳤다. 자구안을 모두 제출받은 뒤 연내 종합적인 대안을 다시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의 자발적 사업재편을 독려하기 위해 제정된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기업활력법)에 따르면 정부는 자구안을 제출받으면 60일 안에 승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