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석유화학산업 불황 여파로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에 지정됐던 여수시가 지정 해제 이후 대책에 고심하고 있다. 고용위기지역 지정은 정량지표가 미달할 우려가 있고,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은 현행 제도상 재지정이나 기간 연장이 불가능하다.

5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여수시는 다음달 27일 예정된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 해제에 대응해 지정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건의를 중앙정부에 전달하고, 동시에 고용노동부 여수지청과 협력해 고용위기지역 지정을 위한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정량지표 미달한 ‘고용위기지역’ 지정 재시도하나

여수시 관계자는 “고용선제대응지역 지정 기간은 6개월로 연장이 안 되는데 기간이 짧아 기업이나 노동자, 그리고 실직자에게 실제로 도움이 필요한 시기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며 “지난달 11일 정부와 현장간담회를 하면서 짧은 지정기간을 최소 2년으로 확대하거나 연장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건의했는데, 한 번 더 의견을 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여수시는 지난해 8월28일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됐다. 당초 같은해 3월 고용위기지역 지정을 신청했지만 수차례 검토에도 고용 관련 지표가 지정 기준에 미달해 실패했다. 장치산업 특성상 석유화학산업 노동자의 고용지표가 급격히 하락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서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 예산을 신규 편성하고 여수시 등을 지정했다. 여수시는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 이후 근로자 안전패키지 지원사업(재직자대상)과 위기근로자 새출발희망지원사업(실직자), 그리고 고용회복지원금 등으로 약 110억원을 지원받았다.

기업-정부 사업재편, 지자체는 ‘쏙’ 빼고

다만 이런 현금성 지원의 기능은 제한적이다. 고용지표를 관리할 여력을 얻을 뿐, 여수국가산업단지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석유화학산업 사업재편에는 목소리를 낼 길이 요원하다. 여수 지역노동계와 경제단체는 줄곧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모두에 당사자 목소리를 포함하는 거버넌스 체계 구축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여수시 노사민정협의회 관계자는 “최근 기업이 정부에 제출한 사업재편 등 여수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위기대응 과정에 완전히 배제돼 있다”며 “지방정부와 노동계 등은 물론 지역 경영진의 정보도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업재편이 지역을 배제한 채 깜깜이로 진행되다 보니 시로서도 고용위기지역 지정 같은 기존 정책 대응 외에는 꺼낼 수 있는 카드가 마땅찮은 셈이다.

여수·대산 이어 울산도 “위기” 커지는 아우성

여수를 포함해 제조업 중심지역의 산업과 지역 위기는 가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울산 남구가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을 신청해 7일 심사가 이뤄진다. 울산 남구에는 9조원 규모의 대형 사업으로 주목받았던 에쓰오일의 샤힌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일시적으로 플랜트건설 노동자 유입 같은 현상이 발생해 앞서 3차례의 신청은 모두 반려됐다.

여수에 이어 지난해 11월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된 대산석유화학단지 등 같은 석유화학 집적지구 가운데 유일하게 지정이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노동부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고용정책심의회에서 서면 심의 중”이라며 “서면 심의가 종료되는 7일 오후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